구독자님 잘 지내셨나요? 아홉 번째 <별별레터> 인사 드립니다 오늘은 특별 게스트가 기다리고 있어요!
☕️아가 SSUL📚 박현선 작가의_접시의 시간 핀란드 사람들은 왜 중고가게에 갈까 저자 박현선님과의 특별한 이야기
📡아가 TREND📡 기다렸던 아가 소식 함께보고 나누면 더 즐거운 아름다운가게 5월의 마지막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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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것도 좋지만, 유행과 취향에 상관없이 각기 다른 시간과 추억을 머금고 반짝이는 물건을 볼때면 감탄이 들 때가 있습니다. 작은 흔적의 자국마저 지나간 시간들을 묵묵히 버텨낸 훈장처럼 느껴져 괜시리 마음이 따뜻해질 때도 있는 것 같아요. 그래서 오늘은 조금은 특별하게 우리의 '물건'과 '시간'에 대해서 박현선 작가의 이야기로 함께 생각해 보려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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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가 소개 : 박현선
도서 『핀란드 사람들은 왜 중고가게에 갈까』 저자. 핀란드 헬싱키 미대를 다니면서 소비와 폐기가 반복되는 환경 속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해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고민하던 중 핀란드의 활발한 중고문화를 보고 힌트를 얻어, 함께 나누고자 책을 집필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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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하고 1년이 훌쩍 지난 어느 겨울, 우리 부부는 벨기에 안트워프로 여행을 떠나 친구 부부를 만났다. 정말 오랜만에 만난 사랑하는 친구들이었다. 함께 한산한 도심의 골목을 걷던 중, 친구들은 맡겨 놓은 물건이 있다며 한 골동품 상점에 들어갔고, 잠시 후 꽤 부피가 있는 종이 뭉치를 들고 나왔다.
“음, 너무 낡아서 마음에 안 들면 다시 가서 얼마든지 바꿔도 돼.” 집으로 돌아온 뒤 그 종이 뭉치를 건네며, 친구는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는 얼굴로 말했다. 중고 물건을 좋아하는 우리를 잘 아는 그들은 결혼 선물로 주고 싶어서 예전부터 점 찍어 둔 것이었다고 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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겹겹이 쌓인 종이 안에는 커다란 접시 4개가 조심스레 포개어져 있었다. 누르스름한 바탕에 적갈색 물감으로 유기적인 그림이 그려진 고풍스런 접시였다. 하지만 중고 물건답게 가장자리를 따라 돌아가며 군데군데 이가 빠져 거칠거칠한 생살이 그대로 드러났고, 크고 작은 금이 수없이 가있는 표면에는 식기세척기나 전자레인지는 단호히 거부하는 예민함이 그대로 묻어났다.
이리저리 표면을 더듬던 눈과 손은 100년도 더 된 물건이라는 친구의 말에 긴장으로 굳어버렸고, 순간 접시가 내뿜는 기에 눌리고 말았다. 감추려고 해도 감출 수 없는 세월의 흔적들은 오히려 이국의 새 주인 앞에서 당당했다. ‘자, 이래도 나를 받을 테냐?’하고 되려 묻는 듯 했다. 그럼에도 우리는 그 오래된 결혼 선물이 정말 마음에 들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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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중고 가게가 좋다. 대중을 따르지 않고 취향과 필요대로 나의 시간을 살아도 괜찮다고 말해주는 공간이다. 유행도, 재고도 없는 다양한 시대의 물건들로 꽉 찬 공간에서, 나는 무엇을 좋아하고 싫어하는지, 무엇을 참을 수 있고 견딜 수 없는지, 나에게 무엇이 중요하고 덜 중요한지 천천히 곱씹어 볼 수 있다. 세월에 익어 반짝반짝함은 잃었지만, 이미 과거의 흔적이 가득한 물건들은 내가 낸 작은 상처 하나쯤은 묵묵히 받아 줄 듯 성숙하다.
효율과 성과에 무게를 두는 도시적 가치관에 물들어 중요한 것을 잃어가고 있지 않은지 생각해본다. 짧은 시간 안에 최대한 수확을 거두는 것이 지난 몇 십년 동안 식재료를 포함한 현대 생산의 목표였고, 이는 우리 일상을 주무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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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르게 만들어진 물건들은 쉽게 손에 들어와 일회성 기억을 남긴 뒤 잊혀지고 대체된다. 소비 이후 폐기는 자연스럽지만, 모두가 상상하는 초록빛 해결책은 그 누구도 알지 못해서 잘 만들어진 쓰레기들은 사람들의 우려와 무관심을 먹으며 땅과 바다, 공기 속을 부유한다.
이런 시대에 수 십 명의 손을 거치고도 살아남은 물건은 진귀하다. 물건이 수명을 다할 때 까지 쓰이는 경우는 얼마나 될까? 그 접시는 100년도 이르다 말한다. 그만큼의 시간을 무사히 견뎠으니 나도 잘 쓰고 다음 사람에게 넘겨줘야겠다는 기분 좋은 책임감을 느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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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접시들은 생일이나 결혼기념일 같은 특별한 날과 귀한 손님을 대접할 때면 식탁 위에 오른다. 음식을 담으며 그 동안 접시를 거쳐간 조심성 많은 손가락들에게, 그 낡은 물건을 버리지 않고 수고스럽게 중고 가게까지 가져다 놓은 누군가에게, 우리 부부를 잘 아는 친구들에게, 그리고 그 접시가 우리에게 당도하기까지 연속된 그 모든 우연의 흐름에 감사하게 된다.
그러고 나면 최근 내 손에 쉽게 들어 온 것들과 내 손을 쉽게 떠난 것들을 떠올리며 해묵은 반성과 다짐도 겸연쩍게 접시에 담아 본다.
※사진 출처 : 헤이북스 출판사 공식 블로그 :blog.naver.com/heybooks201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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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가게의 지역 속 별별 이야기와 아름다운가게의 최신 뉴스, 매장행사, 그리고 함께 나누고 곱씹어보면 좋을 환경 뉴스를 모아 전해드립니다. 5월의 마지막 <아가 TREND> 함께 볼까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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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하해요! 아름다운가게 인천간석점 오픈
161호 매장으로 첫 오픈했던 인천간석점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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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장소식) 매장 🔥HOT 행사 소식(매장찾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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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시 : ~ 5/21(토)
- 장소 : 아름다운가게 전 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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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시 : 2022.5.26(목)
- 장소: 전주송천/여수쌍봉/대전관저/광주백운 청주신봉/춘천석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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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시 : ~ 5/31(화)
- 장소 : 전주 덕진구 가리내로 536
- 문의 : 063-275-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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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시 : 2022.5.24(화)
- 장소: 부산 해운대구 해운대로 637
- 문의 : 051-747-8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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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독자님이 보내준 소중한 의견🦍
아름다운가게의 활동 이야기, 재미있게 담아주세요 계속~ 기대하겠습니다
ㄴ 안녕하세요 구독자님! <별별레터> 재미있게 읽어주셔서 정말 감사드립니다 😍
구독자님들께만 전하는 더 재미있고 알찬 이야기를 전하는 <별별레터>가 될게요~
언제나 사랑하는 곳 나의 장소(기분 좋아지는)
ㄴ 우와! 아름다운가게를 이렇게 표현해 주시다니! 감동입니다 😭
아름다운가게가 앞으로도 여러분께 계속 사랑받는 곳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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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이웃과 지구를 살려요!
아름다운가게 물품기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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