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무슨 이야기로 별별레터를 시작할까, 늘 고민이었는데 오늘은 그럴 필요가 없을 것 같아요. 
이번 별별레터가 "옛날 옛적에~"로 시작하는 옛날 이야기이기 때문이죠. 자, 그럼 시작해볼까요?

옛날 옛적에 전국에 착한 천사들이 살았어요. 그들은 연초만 되면 한데 모여 배달을 했다는데...과연 어떤 이야기일지, 지금 들려드릴게요! 참, 재미있는 가게 옛날 이야기 나눔보따리편🚛📦

이야기는 2004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설 명절을 앞두고 여기저기 새해 분위기로 들떠있던 그때, 아름다운 나눔보따리가 시작되었습니다. 명절을 앞둔 그 시간들이 평소보다 더 쓸쓸하고 조용하게 느껴졌을 어려운 이웃들을 위해서 말이죠. 

늦은 겨울 해가 어슴푸레 뜨던 시간, 매서운 겨울 바람에도 사람들이 하나둘 모이더니, 금새 400여 명이 모였습니다. 이들 모두 가족, 직장 동료, 동호회원 등 보따리를 배달하기 위해 모인 시민들이었습니다. 

현장에는 천 개의 보따리가 놓여져 있었습니다. 과거 뚝섬의 기적이라 불리우던 지상 최대 벼룩시장인 '아름다운 나눔장터'에서 모인 수익금으로 마련한 쌀과 기업에서 협찬한 상품으로 이루어진 보따리들이죠. 

한편에는 사람들이 옹기종기 모여 앉아 보따리 배달을 기다립니다. 추운 날씨에 코끝이 빨갛게 변했지만, 얼굴에는 약간의 긴장과 설렘으로 훈기가 맴도는듯 했습니다. 

그때 어디선가 들려오는 🔊큰 목소리 "나눔보따리 이제 배달을 시작합니다!" 배달 신호와 함께 서둘러 보따리를 차에 싣고 하나둘 떠나는 사람들. 그들이 향하는 곳은 관악구 봉천동 난곡마을과 노숙자 무료 급식소인 동대문 프란치스코의 집, 소년소녀 가장의 집이었습니다.

올해는 착한 일을 하려합니다. 1월 8일 둘째 아들이 태어나면서 아빠로서 아이들에게 좋은 모습을 보여주려 합니다. 마흔 살이 되면 앞만 보지 않고, 옆도 보고 뒤도 보며 주위를 돌아보며 살겠다, 스스로 약속했는데 올해는 꼭 이 약속을 지키고 싶습니다. 

어제는 짐정리를 하며 아름다운가게에 기부할 물건을 차에 싣다, 문득 일요일에 봉사도 하면 좋겠다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마침 배달천사 모집 이메일이 왔더군요. 어떻게 내 마음을 알았는지, 바로 신청했습니다. 추운데 따뜻한 차 한 잔이라도 하고 가라며 손을 잡아 끄시는 할머니에게서 햇빛 한 줌 들지 않는 한평 남짓한 쪽방에서도 시들지 않은 감사의 마음을 배웁니다. 

- 2004 아름다운 나눔보따리에 참여한 시민 배달천사님의 글 中-

그리고 시간은 흐르고 흘러, 어느덧 2024년이 되었습니다. 아마 올해도 그때처럼 날씨는 춥고 이른 아침 집 밖을 나서는 일이 쉽지 않겠지만, 그럼에도 여전히 변함없이 보따리를 배달하기위해 이른 아침 집을 나서는 사람들이 있을 것입니다. 2004년 그때 그날처럼 말이죠.

그리고 그날 쪽방 할머니에게서 배웠던 시들지 않은 감사의 마음을 누군가는 또다시 경험하지 않을까요? 오늘의 참, 재미있는 가게 옛날 이야기는 여기까지입니다. 그래서 해피엔딩이냐고요? 사실 이 이야기는 아직 끝나지 않았기에, 열린 결말입니다. 언제나 모두에게 열린 따뜻한 결말인 것이죠.

 올해 1월은 매장 오픈 소식을 자주 전해드릴 것 같습니다. 어떤 매장이 오픈했고, 오픈할 예정인지 소식 전해드릴게요! 참, 그밖에도 흥미진진 소식이 많으니 오늘도 별별레터 정주행 부탁 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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