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을 입으려고 옷장을 열면 늘 입을 옷이 없습니다. 쇼핑할 때는 신나게 옷을 고르고, 계절이 바뀌어 옷장을 정리할 때면 그때의 나를 원망합니다. 입지 않는 옷이 쌓여 만들어진 옷 무덤 앞에서 한숨을 푹푹 내쉬기도 합니다. 다신 옷을 사지 않겠다고 다짐하지만, 온라인 쇼핑몰과 백화점의 유혹에서 벗어나기란 쉽지 않습니다.
그런데 우리가 옷장 앞에서 마주하는 작은 고민은 사실 훨씬 큰 문제와 연결되어 있습니다. 옷을 만들기 위해서는 막대한 양의 물과 에너지, 원료가 필요하고, 염색과 가공 과정에서는 환경오염이 발생합니다. 빠르게 생산하고 소비하는 패스트패션은 옷을 쉽게 사고 쉽게 버리는 문화를 부추깁니다. 그 이면에는 저임금과 열악한 노동환경, 아동노동과 같은 인권 문제도 존재합니다. 우리가 저렴한 가격에 쉽게 구매하는 옷 한 벌이 만들어지기까지, 누군가는 환경과 노동의 부담을 감당하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더욱 무거운 것은 그렇게 만들어진 옷들이 결국 어디로 가는가 하는 질문입니다. 입지 않는 옷들이 산처럼 쌓여 거대한 무덤을 이루고, 그곳에 버려진 옷들이 또 다른 환경문제가 됩니다. 옷은 우리 몸을 보호하고 개성을 표현하는 물건이지만, 생산과 소비, 폐기의 과정 전체를 바라보면 지속가능성에서 결코 빼놓을 수 없는 문제입니다.
통영RCE세자트라숲에서는 이러한 옷의 이야기를 조금 다른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바로 환경교육주간 특별전시로 만난 아름다운가게의 「그물코 프로젝트」입니다. |